세균의 유전변이는 돌연변이 혹은 유전자 전달의 결과로 발생합니다. 돌연변이는 염기치환/해독틀 돌연변이/삽입 유형의 분자적 변화로 인해 발생합니다. 유전정보의 전달은 접합/형질도입/형질전환/전위의 방법으로 일어납니다.
[플라스미드(plasmids)와 트랜스포손(transposon)]
앞서 서술한 기전들(접합/형질도입/형질전환/전위)에 의해 DNA가 이동한 후 재조합이라는 과정을 통해 제공세포의 DNA가 받는 세포의 DNA에 통합됩니다. 재조합에는 상동성/비상동성의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①상동성 재조합: 상동성이 있는 DNA끼리 짝을 이루어 DNA가 끊어지고 상동성의 DNA와 다시 결합함으로써 DNA교환이 일어나는 경우입니다.
②비상동성 재조합: 상동성이 없는 DNA 사이에 일어나며, 염색체의 역위/결실/삽입/전좌 등에 의한 재조합 과정에는 다양한 효소(endonuclease, ligase)가 관여합니다. 상동성 재조합보다 낮은 확률로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재조합 과정입니다.
세균유전학에서 추가적으로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으로 플라스미드와 전위인자(트랜스포손) 있습니다.
1. 플라스미드(plasmids)
플라스미드는 생장에 필수적인 염색체 DNA에서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대표적인 에피솜(episome) DNA 분자로, 염색체 외의 이중가닥으로 된 2~3kb 정도 크기를 가진 원형의 DNA입니다.플라스미드는 세균의 염색체와는 독립적으로 복제합니다. 세포 자체로서는 없어도 되는 부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부 진핵생물에서도 존재하지만 주로 세균에서 많이 발견되며 바이러스와는 달리 세포 내에서만 존재합니다. 플라스미드는 그람양성과 그람음성세균의 양쪽모두에 존재하며 몇 가지 다른 플라스미드가 하나의 세포에 공존할 수도 있습니다.
‘접합 전달성 플라스미드’는 접합에 의해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동에 필요한 성섬모 및 효소의 유전자를 비롯해 약 10~12 유전자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 플라스미드는 크기가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세포 내에 1~3개만이 존재합니다. ‘비전달성 플라스미드’는 크기가 작으며 이동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달성 플라스미드가 공존할 때 함께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한 세포 내에 60개까지 있을 수 있습니다. 플라스미드는 한 가지 이상의 유전자를 암호화하고 있으며 이는 숙주의 생장에 필수적인 유전자를 지니지는 않지만 특정 환경에 생존하기 위해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플라스미드에서 부호화하는 대표적인 특징들입니다. 이러한 플라스미드들의 작용 때문에 세균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①항생제 내성 (R플라스미드에 부호화되어있음)
②콜리신(colicin)-콜리신은 많은 장내 세균에 의해 생성되며 이외 다른 세균에 치명적인 독소임
③수은(몇 가지 방부제의 활성성분), 은과 같은 중금속에 대한 저항성
④세균이 상피세포에 부착하는 데 관여하는 섬모
⑤몇 가지 장독소(enterotoxin)를 포함한 외독소
2.Transposon(전위유전단위)
Transposon은 ‘뛰어다니는 유전자(jumping gene)’라고 불리는 전위인자인데, 세균, 플라스미드, 박테리오파지의 DNA내, 또는 DNA 간에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쉽게 옮겨 다니는 DNA단편을 말합니다. 트랜스포손은 세균의 유전체 DNA로부터 플라스미드로/플라스미드에서 플라스미드로/플라스미드에서 유전체 DNA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플라스미드 유전자가 염색체의 일부가 됩니다. 트랜스포손이 새로운 곳으로 이동할 때는 일반적으로 복사본이 이동하고 트랜스포손의 제자리에 남아있습니다. 삽입시 트랜스포손의 말단은 부위에 있는 반복서열과 받는 DNA의 삽입부위 간에 상동성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트랜스포손은 한편으로는 대단히 위험한 작용이라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만약 DNA 조각이 생명 유지에 매우 중요한 다른 유전자 사이로 끼어들어간다면 그 유전자에서는 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드는 기능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적절한 통제 없이 마구 유전자 사이를 옮겨 다닌다는 것은 유전자를 통한 생명 유지에 위험을 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트랜스포손이 전위되어 유전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 유전자 안에 트랜스포손이 삽입되는 경우가 있고, 또 DNA 트랜스포손이 유전자를 떠난 후 갭이 제대로 메꿔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트랜스포손이 유전 물질을 교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트랜스포손은 오랜 세월 동안 유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생명체의 중요한 기능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경우는 트랜스포손이 실질적으로는 이렇게 뛰어다니는 경우가 드물지만, 식물은 트랜스포손이 전체 유전자의 9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움직일 수 있는 인간과 달리 뿌리내린 곳에서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은 유전자의 변이 가능성을 높게 열어둠으로써 스스로의 생존을 도모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트랜스포손은 대사효소 또는 약제에 저항성을 갖는 효소 그리고 독소를 부호화합니다. 이들이 유전자에 삽입되어 돌연변이를 일으키거나 근접한 유전자의 발현을 변화시킵니다. 플라스미드나 세균바이러스와 달리 트랜스포손은 받는 DNA와 독립적으로 복제할 수 없습니다. 하나 이상의 트랜스포손이 DNA에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플라스미드는 약제저항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몇 개의 트랜스포손을 함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