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의 중요한 역할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과 같은 감염에 대처하는 것입니다. 즉, 신체의 방어반응입니다. 미생물에 대한 생물학적 방어반응을 보면 면역반응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선천 면역(innate immunity)
지구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미생물들이 있고, 그들은 우리의 입과 코를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옵니다.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스스로 미생물을 우리 입이나 코에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이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신체 내의 다양한 면역체계가 침입하는 미생물을 제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는 그 자체로는 증식할 수 없습니다. 우리 세포 안으로 들어와 그것을 장악하고 그 속에서 증가합니다.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표면을 덮고 있는 피부와 점막(코와 목구멍, 소화관, 생식기관 등)을 통해 들어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감염된 세포 안에 1~1,000개의 바이러스가 만들어집니다. 1,000개의 바이러스가 주변 세포로 전달되면1,000 ×1,000개에서 100만 개의 바이러스가 만들어지므로 엄청난 속도로 바이러스가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모든 신체 내 상주 미생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은 미생물에 의해 병에 걸린다고 하는데 이는 침입한 미생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들은, 병원성 미생물이라고 합니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인간의 방어 능력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진 미생물입니다. 미생물이 침입하면 우리 몸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미생물을 제거하려고 노력합니다. 몸의 표면에 많은 항균 펩타이드들은 피부와 점막을 덮고 있으며 1차 방어막을 형성합니다. 또한, 침에 있는 다양한 소화 효소들 만으로도 상당한 항균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개인에 따라 타고난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 있고, 약한 사람이 있는데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왜 어떤 이는 미세먼지 가득한 봄날 달리기를 해도 괜찮고, 어떤 이는 잠시 마스크만 벗어도 코가 막히고 목이 따가워지고 부어오르고 심지어 눈이 충혈되며 고통스러워지는 걸까요.
후천 면역(acquired immunity)
하지만 이러한 1차 방어막을 뚫고 살아남아 몸속으로 들어온 세균은 대식세포와 호중구라는 백혈구에 의해 잡아먹힙니다. 그 과정을 조금 더 순서대로 다시 복습해 보면,세포 쪽에서는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인터페론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합니다. 인터페론을 전달받은 주변 세포들은 감염에 덜 취약하도록 성질을 바꾸어 바이러스의 확산을 조절합니다. 또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혈액을 타고 흐르는 NK세포라는 백혈구의 공격을 받아 죽게 됩니다.
이처럼 감염 직후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계를 '자연면역계'라고 부르는데, 이를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자연면역계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종류와 상관없이 작동하기 때문에 ‘일차 방어체계’, ‘선천성 면역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완벽하지 않으므로 다음에 ‘획득한 면역계’가 작동합니다.
‘획득한 면역체계’ 즉 다시 말해 ‘후천성 면역체계’에서는 혈액을 타고 흐르는 림프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림프구는 두 가지인데, T 림프구와 B 림프구가 있습니다. 우리 몸에는 약 1조 개의 림프구가 있지만, 원칙적으로 1조 개의 림프구는 서로 다른 병원체와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홍역과 수두를 전담하는 림프구의 수는 매우 적습니다. 우리는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용 림프구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 또한 매우 적기 때문에 당장 싸울 수는 없습니다. 홍역에 걸린 사람의 경우에는 홍역 전용 림프구가 더 많습니다. 그때 B 림프구는 홍역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체라는 단백질을 만들어 해독합니다. T 림프구는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 죽이는 킬러 T 세포로 변합니다. 이 무기들은 자연적인 면역체계가 담지 못했던 홍역 바이러스를 격퇴합니다. 그리고 질병이 완치된 후에도 전투 중 증가한 B림프구, T림프구, 항체의 수가 체내에 남아 있어 2차 감염 시 홍역 바이러스를 격퇴하여 발병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현대 의학의 경우 후천면역에 대한 연구와 발달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특정 질환에 대응하기 위한 투약을 비롯한 백신 등의 접근 외에 평상시 생활에 영향을 주는 선천 면역 즉 개인의 '건강함'에 대해서는 어디서 어떻게 공부할 수 있을까요.